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에게 붙여지는 호칭인 올림피안(Olympian)은 전세계 어디서나 엘리트 선수임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시상대에 올랐던 선수에게 붙여지는 호칭이자 선수사이에서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임을 인정하는 존칭이기도 합니다.
2월20일 오전 현재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7개 종목에서 11명의 메달리스트를 탄생시켰습니다. 종목으로는 스노보드 3개(금1, 은1, 동1),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4개(금1, 은1, 동2)입니다. 그 중에는 이전대회에서 이미 메달리스트로 불렸던 선수도 있고요.
현재까지 한국의 금메달은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와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나왔습니다.
오늘 휘슬 레터는 시상대 맨 높은 곳에 오른 한국 여전사들의 승부사기질을 하나하나 찾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오늘의 이야기
1. 팀 정신(spirit)이 만든 4분04초014
2. 겁 없는 10대 스노보더 최가온
💡 참고자료 ✔️ '여자 계주' 다 계획이 있었다. 김민정 코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JTBC.2026.2.15
여자 3000m 계주 결선의 라인업을 최민정(28)-김길리(22)-노도희(31)-심석희(29) 순서로 짠 것은 김민정 코치의 몫
김민정 코치는 계주는 혼자만 잘 탄다고 되는 경기가 아니어서 27번째 마지막 바퀴까지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라인업을 짰다고 밝힘
마지막 4바퀴를 남겨둔 상태에서 강력한 밀어주기로 최민정이 2위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추진력을 제공했던 순간도 이 순서가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음
그는 2번주자 2명(최민정, 김길리)을 보유한 게 계주팀의 큰 강점이었다고 하면서 민정이가 넘어질 뻔하며 시야에서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아, 이거 우리 거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함
✅ 위기의 순간 타개한 최민정
결승선 16바퀴를 남기고 2위를 달리던 네덜란드가 넘어지면서 바로 뒤에 있던 최민정을 덮칠 뻔했던 게 이 레이스에서 마주친 가장 큰 위기
상대와 부딪히며 밸런스가 잠시 흔들렸던 최민정은 끝까지 빙판을 짚고 버텨내며 넘어지지 않고 완벽하게 위기의 순간을 탈출함
그 순간을 최민정은 바로 앞에서 넘어져서 나도 넘어지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면서 “진짜 넘어지면 끝이니까 무조건 이 악물고 버티자 그런 생각하면서 버텼다”고 함
그때 선두 그룹과 격차가 벌어졌으나 최민정의 승부근성이 다음주자 심석희와 노도희가 선두 이탈리아와 캐나다를 추격하는 원동력이 되었음
✅ 역전극의 신호탄이 된 심석희의 밀어주기
심석희의 최민정 밀어주기는 준결승(15일)부터 빛을 발했는데 당시 10바퀴를 남기고 2위로 달리던 중 심석희의 밀어주기에 속도를 붙인 최민정이 선두를 탈환하는데 기여했고 중국에 추월을 당했을 때도 심석희가 다시 최민정을 힘차게 밀어주며 경기흐름을 바꿔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
결승전(19일)에서도 결승선 4바퀴를 남기고 3위로 처져 있던 상황에서 심석희는 온 힘을 다해 최민정을 밀어주었고 추진력을 얻은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만들었음
‘심석희가 밀고, 최민정이 추월하는’ 팀 전략을 완벽히 수행한 그는 “밀어주는 구간에서 연습을 워낙 많이 했다. 추월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서면 더 강하게 밀어줘야 한다”고 했음
✅찰나의 순간에 ‘길’을 찾은 마지막 주자 김길리
최민정의 터치와 함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길리는 2바퀴 남긴 상황에서 앞에서 질주 중인 이탈리아의 ‘살아있는 전설’ 아리안나 폰타나의 인코스를 순식간에 파고들며 찰나의 순간에 추월하는데 성공함
김길리는 추월의 순간을 “그저 뚫고 나갈 ‘길’이 보여 앞만 보고 달렸다”고 했고 이후 마지막 코너 곡선구간에서는 양손을 빙판에 대고 네발로 달리는 듯한 투혼을 보며 “마지막까지 내 자리(선두)를 지키겠다는 각오뿐이었다”고 했음
여자 3000m계주에서 2위 이탈리아와 0.093초 차이의 금메달기록 4분4초014는 이렇게 개인이 아닌 팀 승부사들이 만든 것!!
✅시상대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장면으로 팀 정신을 완성
시상식에서 캐나다(동)와 이탈리아(은) 시상이 끝난 뒤 금메달 한국이 소개되자 4명의 선수는 결승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이소연(32)에게 먼저 시상대에 오르게 하고 네 명이 뒤따르는 예의를 보임
‘결승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가 왜 먼저 시상대에 올랐나’라는 궁금증을 낳았던 이 장면은 준결승에서 맹활약하며 결승 진출을 이끈 맏언니에게 영광의 순간을 선물한다는 뜻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짐
② 겁 없는 10대 스노보더 최가온
✅ “발가락부터 힘을 주면서 움직이기 시작”
최가온이 귀국 후 받은 정밀검사에서 왼쪽 손바닥뼈 세 군데가 골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13일 열렸던 결선경기 1차시기에서 머리부터 떨어져 쓰러진 장면과 2차시기에서도 넘어진 장면과 기권할지 말지를 앞두고 “발가락부터 힘을 주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말을 떠올리며 놀란 팬들이 많았음.
다행히 이번에 발견된 골절은 이번에 발견된 골절은 올림픽 결선 과정에서 다친 게 아니라 지난 1월에 있었던 스위스 전지훈련 도중에 다쳤던 부위를 정밀검사를 통해 발견한 것으로 골절된 뼈가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짐
✅ 공중에 떠 있을 때는 무슨 생각을 하세요?
한 기자가 최가온에게 물었던 질문입니다. 혹시 무섭지 않냐는 뜻에서 던진 돌발적인 질문인데도 그의 답은 이랬습니다.
“기술만 계속하는 거 같아요. 이 랜딩에선 내가 자주 이렇게 넘어지니까 허리를 펴야 하겠다. 뭐 그런 기술적인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원래 겁이 어릴 때부터 없는 편이기도 했고. 저는 승부욕이 겁을 이기는 것 같아요. 승부욕이 너무 세서. 제가 언니 오빠랑 자라오면서 승부욕이 많이 세진 거 같아요. 그래서 겁보다는 그런 게 더 세서 그런 거 같아요”
머리부터 넘어졌을 때는 어땠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은 이랬습니다. 그는 의료진이 가져온 들것에 실려가면 병원에 가야 될 텐데 여기서 포기하면 너무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에 “제가 최대한 발가락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서 그때 좀 다리에 힘이 돌아와서 그렇게 내려왔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후회없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모든 태극전사들을 응원합니다. 메달 외에도 선후배간의 따뜻한 응원과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모두 감사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