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최초의 스포츠 에이전트로 극장 프로모터이자 흥행 사업가였던 찰스 C.파일 (Charles C. Pyle)을 꼽는다. 파일은 1900년도 초반부터 많은 선수들의 에이전트를 했는데 그가 대행을 했던 대표적인 선수로는 풋볼계의 전설적인 스타였던 해롤드 그랜지(Harold "Red" Grange) 라는 선수였다. 당시 미식축구선수는 경기당 25달러에서 100달러 정도의 수당을 받던 시절이었는데 파일은 1925년 시카고 베어스팀과 한 경기당 3000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연봉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입장수입의 일부를 받는 조건도 관철시켰다. 거기에다 영화출연료와 인도스먼트(인형, 캔디 바, 모자 등 제작) 수입으로 30만달러 이상을 벌게 해주기도 했다. 요즘 개발된 비즈니스를 이미 100년전에 실행한 그가 이 비즈니스계의 선구자로 꼽히는 건 당연하다. 

• 1960년부터 에이전트업에는 다양한 배경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 J.윌리엄 헤이즈(William Heys)라는 인물인데 그는 LA 다저스의 거물급 투수 샌디 쿠팩스와 돈 드라이스대일의 계약 건으로 매스컴을 크게 장식하였다. 그는 다저스가 샌디 쿠팩스와 돈 드라이스대일 두 선수에게 각각 3년간 당시 최고연봉 선수였던 윌리 메이스보다 4만2000달러 많은 16만7000달러씩 지급할 수 없다면 계약을 거부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하였다. 그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두 선수를 파라마운트 영화사가 제작하는 영화에 출연시킨다는 계약도 체결해 두었다. 당시 다저스 구단주였던 월터 오말리는 "우리는 에이전트들에게 결코 양보할 수 없다. 너무 많은 에이전트들이 할리우드를 활보하고 있다."고 반감을 표시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선수가 에이전트를 고용하면 타임지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할 정도로 뉴스거리가 되었던 시절이었다. 

• 이런 시절 활약한 두 사람이 바로 밥 울프(Bob Woolf)와 마틴 블랙맨(Martin Blackman) 이다. 대학시절 농구선수를 했던 변호사 출신 밥 울프는 일상적인 법률자문을 위해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온 한 프로야구 선수와 대화를 하던 중 우연히 에이전트 비즈니스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1964년부터 에이전트에 입문한 이래 1976년 2000여건의 선수계약을 성사시켰던 그는 자신이 에이전트라는 직업을 특화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한다. 밥 울프가 선수연봉 계약대행에 관한 에이전트 업무의 선구자라고 한다면 마틴 블랙맨은 인도스먼트 계약업무의 선구자로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적인 인도스먼트 계약으로는 은퇴한 프로선수들이 출연하는 밀러 라이트 TV광고 시리즈물을 들 수 있는데 선수 인도스먼트 계약이 오늘날처럼 성장한 것은 블랙맨 덕분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다. 

• 70년대 들어와서 가장 성공한 에이전트로는 마이크 트로우퍼(Mike Troupe)를 꼽는다. 트로우퍼는 1973년 20세의 학생신분으로 에이전트에 입문하였다. 20세의 어린 나이로 그 직업에 뛰어든 것도 상식 밖이었지만 그가 처음 맡았던 선수도 그의 나이나 에이전트 경력에 걸맞지 않는 당시 하이즈만 트로피를 수상한 조니 로저스라는 초특급 선수였다. 그는 6명의 하이즈만 트로피 수상선수와 풋볼 드래프트의 1차지명 선수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었다. 트로우퍼는 로저스와 캐나다 몬트리올팀과의 협상에서 160만 달러에다 롤스로이스 승용차 제공이라는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 트로우퍼가 은퇴하고 난 뒤 등장한 또 한사람의 뛰어난 에이전트가 바로 레이 스타인버그(Leigh Steinberg)이다. 그 역시 법학도였던 학창시절 스티브 바트코프스키라는 풋볼선수의 법률자문을 해주다가 그 선수가 프로에 입단할 때 에이전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타인버그는 에이전트 업계에서 협상전문가로서 뿐만 아니라 홍보의 귀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선수계약 대행시에 선수의 모교에 게약금의 일부를 기증하는 조건을 추가하는 등 여러 가지 특이한 조건을 내걸어 매스컴의 주목을 종종 받는 그는 "양심적인" 에이전트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 선수에게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IMG의 설립자 마크 매코맥(Mark McCormack)도 이 즈음 등장한 인물이다. 마크 매코맥이 설립한 IMG는 프로골프계를 발판으로 에이전트업을 시작했으며 첫 고객은 세계적인 골프선수 아놀드 파머였다. 조직을 갖춘 기업 차원에서 IMG가 파머의 에이전트 비즈니스를 성공시키자 잭 니클라우스나 개리 플레이어 같은 유명선수들도 IMG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IMG는 골프계를 발판으로 다른 스포츠 종목으로 차츰 영역을 넓힌 후 스포츠 이외의 영역까지 에이전트 범위를 확장하였다. 

• 미국 스포츠계에도 한동안 구단은 선수 당사자가 아닌 에이전트와 협상하는 것을 매우 꺼려 해왔고 에이전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잘잘못을 떠나 도매금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에이전트의 필요성과 유용성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 계기가 1976년도에 미국 하원에서 열린 프로스포츠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채택한 보고서였다. 위원회는 에이전트 및 기타 스포츠 안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선수 에이전트는 스포츠계의 노사관계에서 이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로 널리 인식된 상태이다."
• "계약협상을 어리거나 순진한 선수 또는 선수의 부모나 친구들이 하는 것보다는 협상기술이 있는 유능한 대리인을 통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게 득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 "유능한 에이전트가 선수들(특히 젊은 선수)에게 제공하는 법적, 재정적 자문 서비스와 선수권익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 첫째, 족쇄 조항의 위법판결
  1970년대 초반부터 선수계약서의 보류조항과 옵션조항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시킨데 있다. 선수계약서의 보류 조항이란 선수가 구단과 한번 계약을 맺게 되면 거의 영구적으로 구단소유자산으로 구속되고 선수들의 몸값은 수요공급의 시장원리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1972년부터 보류조항이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선수들의 협상권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입지가 강화되자 선수들의 연봉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 둘째, 라이벌리그의 등장으로 선수연봉 급등
  풋볼과 하키, 농구 등에서 기존 리그와는 별도의 신규리그가 창설되기 시작하자 선수들에게 선택권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때부터 계약협상의 주도권은 선수들에게 넘어갔고 선수들의 발언권이 세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구단주들에게 정당한 몸값을 요구했고 그렇지 않으면 라이벌 리그에 가서 뛰겠다고 말했다. 뛰어난 선수들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 라이벌 리그의 등장은 선수들의 연봉을 급등시켰고 이로 인해 재벌급 선수들이 차례로 탄생하기 시작했다. 

• 셋째, 선수회가 노조로 변신하면서 선수이익 대변
  선수회가 기존의 형식적인 기구에서 강력한 파워를 행사하는 실질적인 노조조직으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종목에 따라 선수회의 파워는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만 리그소속 선수의 최저연봉 인상 등으로 선수회가 연봉상승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크다. 그리고 선수회는 그동안 연봉협상 과정에서 행사했던 자신들의 역할을 에이전트들에게 넘겨주었으며 이는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활성화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 넷째, 백만장자 선수의 속출로 수요 증가
  선수들이 초고소득자가 되기 시작하자 선수들에게는 세무전문가의 조언과 절세계획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선수들은 세무전문가에게 프로선수 생활은 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절세방법을 제안해주기를 원했다.

• 다섯째, 연봉 외의 부대수입 증가
  경기 외적인 부문에서 발생하는 부대수입이 리그만이 아니라 선수개인에게도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사가 스포츠중계 프로를 고정프로로 배치하면서 막대한 중계료를 리그연맹에 쏟아 붓기 시작했고 이 돈은 선수회나 선수들에게도 금전적인 혜택을 주게 되었다. 그리고 광범위한 언론노출은 선수들의 대중적인 인기도를 급 상승시켜 고액의 인도스먼트 수입을 선수들이 얻게 되었다. 

🧢선수노조규정(Regulations of Players’ Unions)

• 미국의 4대 메이저리그 프로스포츠인 NFL, NBA, MLB, NHL는 선수노조를 인정
• 이들 각 선수노조협의회는 스포츠 에이전트들 관련 규정 제정 및 면허권 발부(Rypma, 1990)
• 이들 규정 기운데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으로는, 스포츠 에이전트가 선수노조협의회에 등록해야 한다는 점과 선수노조로부터 자격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최우선시 함
• 선수노조 측에 의해 관련업무 능력이 의문시되는 에이전트는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 또한 선수노조 측의 규정은 선수가 스포츠 에이전트와의 계약 시 각 노조에서 규정하는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도록 요구
• 이들 스포츠 에이전트와 관련한 선수 노조 측의 규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음

① 노조로부터 대리인으로서의 면허(Certification of Contract advisers)를 받지 않은 사람의 에이전트 활동을 금지하며, 선수노조 산하의 모든 선수들의 에이전트 계약은 노조 측이 발급하는 표준계약서(Standard Representation Agreement)에 명시된 규약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계약서를 통하지 않은 에이전트의 활동은 인정되지 않는다(Yasser, 1997).

② 개인뿐 아니라 회사가 스포츠 에이전시로 등록함을 허락한 정부의 스포츠 에이전트 관련 법규와는 달리 선수 노조 측의 규정은 회사가 아닌 개인에게만 스포츠 에이전시로의 면허증을 발급 하고 있으며, 이 스포츠 에이전트 면허증은 모든 응시자들에게 4년제 대학 이상의 교육수준을 발급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Yasser, 1997).

③ 선수노조측은 에이전트들의 면허를 취소 할 수 있는 몇 가지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다. 즉 어떤 스포츠 에이전트 가 응시원서에 거짓 진술을 한 경우나, 기금을 횡령한 경우, 절도나 사기 등에 연루된 경우, 그리고 다른 선수노조(NBPA, MLBPA, NHLPA)로 부터 면허 취소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선수노조 측의 규정에 의해 그 스포츠 에이전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Locker, 1998; Yasser, 1997) 

④ 선수노조는 에이전트가 선수에게 부과할 수 있는 수수료의 상한 금액을 선수가 시즌 동안 받는 전체 소득의 평균 4-5%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선수의 소득은 연봉, 계약 보너스, 재등록 보너스, 그리고 각종 인센티브 등을 포함하고 있다 (Sport Business Journal, 1999 1월; Yasser, 1997). 그리고 선수노조측이 규정하는 수수료 상한선은 프로농구 선수노조(NBPA)의 경우, 최저 연봉을 지급받고 있는 선수의 에이전트는 그 수수료를 최고 상한선 2천 달러로 규정하여 낮은 연봉 선수를 보호하고 있으며, 최저 연봉 이상을 받는 선수의 에이전트는 선수 수입의 최고 4%까지를 수수료로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⑤ 선수노조의 규정은 에이전트가 금전적 지급을 통해 선수와 계약을 맺는 경우, 허위정보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경우, 팀으로부터 어떠한 금전 사례를 받는 행위, 불법 대행행위, 부정, 사기, 공갈 등의 모든 불법행위를 금지하고 있다(Cotton,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