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레터에서 경기장 밖의 사람들 중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경기장 밖의 인물 중 단장(General Manager)이라는 직업을 소개하겠습니다. 함께 소개할 영화 『Draft Day』 는 드래프트를 주도하는 단장에 관한 스토리입니다.
단장은 경기장밖에서 “경기장 안에서 뛰는 선수와 감독”의 인사권을 쥔 사람입니다.
물론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구단주(Owner)이지만 팀 전력 구성에 관한한 모든 권한이 단장에게 위임됩니다.
오늘은 단장이 어떤 자리인지와 드래프트라는 제도에 대해 먼저 알려드리고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단장의 활약을 소개하겠습니다.
🎙️이야기 순서
단장이라는 직업의 유래와 역할
드래프트는 미국 선수시장에만 통용되는 제도
영화 『Draft Day』에서 보여주는 단장의 역할
『Draft Day』 총평
✍️ 이번 레터는 『강 팀 만들기』(2019. 정희윤)에서 전력강화 기법의 진화 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1️⃣ 단장이라는 직업의 유래와 역할
✔️ 프로구단에서 단장(GM)은 팀 전력 강화를 책임지는 자리
단장은 팜 시스템 Farm System이 고안되면서 중요해진 직책입니다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망선수를 키워서 쓰는 게 낫겠다는 의도에서 개발된 이 시스템은 MLB에서 처음 만들었는데 현재 각 구단 산하에는 AAA부터 싱글A까지 6-7개의 마이너리그 팀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MLB감독이 우수한 선수로 구성된 선발진을 결정해야 하는데 수백명에 달하는 육성선수를 관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육성시스템은 단장 책임하에 운영됨
대부분의 종목에서 감독은 Head Coach로 불리는데 야구감독만 Field Manager로 불리고 있고 이에 대비되는 General Manager는 필드 밖의 책임자임을 의미합니다
경기장 안의 감독에게는 주어진 선수로 팀이 원하는 성과를 내는 임무가 주어진다면 단장은 감독에게 좋은 선수를 제공하는 임무가 주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미국 프로리그에서는 시즌성적이 나쁠 때 팀전력구성을 책임지는 단장이 해임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드래프트’는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개발된 제도✍️
선수의 프로 입단과 이적을 제약하는 선수시장의 제도는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유럽 프로축구에서 채택하고 있는 보유 및 이적(Retain/Transfer system)제도와 미국 프로리그에서 채택하고 있는 보류(Reserve Clause system)제도입니다. 유럽 축구에서는 선수와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무조건 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반면 미국은 종목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구단이 일정기간 동안 계약 독점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드래프트의 정확한 명칭은 Rookie Draft(신인 드래프트)인데 프로구단에 처음 입단하는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특정 구단이 독점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대개는 전년도 팀 순위의 역순으로 신인을 우선적으로 지명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는 지명한 구단에 입단해야 하고 선수가 이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이 주어짐 - 즉 보류제도 아래서는 선수가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뜻이지만 미국 선수노조에서도 이 제도를 수용하고 있음
보류시스템의 핵심조항인 드래프트 제도는 팀 간의 전력격차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장치입니다. - 꼴찌 팀에게 최고의 신인을 지명할 기회를 주어 부자 구단이 돈으로 좋은 선수를 싹쓸이할 수 없게 만든 제도임 - 이런 장치가 없는 유럽축구에서는 부자구단이 돈으로 좋은 선수를 얼마든지 영입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만연해져서 부자팀과 가난한 팀 간의 전력격차가 심화된 상태임
✔️ 선수선발 때 개인이 보유한 ‘기술’만 고려하는 것은 아님
팀 전력은 개인의 기술, 체력, 정신력, 성취동기와 정보력, 감독의 작전 및 팀워크 등의 7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비슷한 기술과 체력을 가진 선수가 여러 명 있을 때는 ‘정신력(mentality)’이 중요한 고려 요소로 부각됨
이 영화에 나오는 팀은 주전선수의 부상으로 ‘쿼터백’을 보강해야 하는데 이 포지션은 공격 팀의 리더로서 다양한 역할 수행하기 때문에 뛰어난 판단력과 리더십을 갖추어야 함
특히 팀스포츠에서 팀워크를 해칠 수 있는 선수는 뽑지 말아야 하지만 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음
『Draft Day』속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케빈 코스트너) 단장의 결정 셋!👀
1. 구단이 처한 상황
구단은 1라운드에서 7번째 순위로 지명할 권리를 보유한 상황
✔️ 앞 순위의 6개 구단이 자신이 필요한 선수를 먼저 지명할 수도 있음을 의미
주요 드래프트 대상선수와 기존 선수
✔️ ‘보 캘러핸’이라는 쿼터백은 많은 구단이 탐내는 선수로 클리블랜드에도 필요한 선수이지만 재활 중인 주장과 포지션이 겹침
✔️ 수비라인의 핵심 포지션인 라인배커 (Linebacker) ‘본테 맥’은 단장이 평소에 눈 여겨 본 선수임
✔️ 러닝백 포지션의 ‘레이 제닝스’는 즉시전력 감이라 감독이 팀의 러닝 게임을 강화하기 위해 탐내는 선수
✔️ 팀의 쿼터백을 맡았던 주장 ‘브라이언 드류’는 부상으로 인해 재활훈련 중
클리블랜드 구단주는 흥행을 위해 단장에게 인기선수의 지명을 강력하게 주문함
✔️ 단장도 마음에 둔 선수는 있지만 당장 팀에 필요한 쿼터백을 확보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혼란한 상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시애틀 시호크스 구단은 팀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원하는 구단에게 자신들의 지명권을 넘겨주고 그 가치에 상응하는 지명권 거래를 계획하고 클리블랜드 단장에게 의사를 타진함
2. 단장의 첫 거래
단장은 시호크스 구단에게 클리블랜드의 당해연도 지명권(7번째)과 향후 3년간 1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함
✔️ 이 거래는 클리블랜드가 당해시즌에 필요한 선수(보 캘러핸)를 뽑기 위해 향후 3년간 1순위 지명권을 넘긴 것을 의미함
3. 1순위 지명 직전까지 “미래를 버리고 선택할 선수의 가치를 확인”하는 긴박한 순간
✔️ ‘보 캘러핸’을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지만 지명권 행사 마지막 순간까지 구단이 파악하지 못했던 선수의 약점을 파악하려고 대학감독 등 백방으로 정보를 확인함 ✔️ ‘보 캘러핸’의 생일파티에 동료선수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리더십 문제가 있음을 확인함 ✔️ 또 스카우트들과 경기영상을 분석하며 본테의 태클에 캘러한이 당하는 장면 등을 보면서 캘러핸이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라는 사실도 파악함
팀 분석가는 캘러핸의 정직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내는데 자초지종은 다음과 같음 ✔️ NFL구단은 팀에 관심이 있는 선수들에게 작전 북(Play book)을 보내주는 관행이 있는데 한 구단이 선수가 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맨 마지막 장에 100달러 지폐를 붙여 보낸다. 작전 북을 읽지 않아 지폐의 존재를 몰랐던 선수가 절반이었는데 보 캘러핸은 읽지 않고도 읽은 척했다고 한다. 특이한 반응을 보인 또 다른 한 명의 선수는 지폐를 봉투에 넣어 다시 구단에 보내면서 "제가 우승을 안겨드릴 때까지 아껴 두십시오." 라는 편지를 보냈는데 그 선수가 바로 브라이언 드류였다.
이 과정에서 보 캘러핸과 포지션이 겹치는 주장 ‘브라이언 드류’의 재활성과가 성공적이라는 사실을 트레이너를 통해 확인함
4. 단장은 1순위 지명권으로 본테를 선택하고 재차 지명권 거래를 시도
분석을 마친 클리블랜드 단장은 ‘보 캘러핸’을 패스하고 본테를 지명하는데 의외의 결정에 쿼터백이 필요한 다른 구단도 보 캘러핸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 실제로 선수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한 구단은 앞 순위에서 패스한 선수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정보를 근거로 저 구단이 그런 선택을 한 것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생겨 지명을 망설이는 경우가 허다함
유력한 1순위였던 보 캘러한을 거르자 의구심을 가진 다른 구단도 패싱하는 상황에서 클리블랜드와 지명권 거래를 했던 시애틀에게 캘러한을 지명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가는 순간(7번째)이 옴
이때 단장은 6순위인 잭슨빌 재규어스에게 3년간 클리블랜드의 2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시애틀 바로 앞 차례에서 지명권을 가로챔
다들 이제 ‘보 캘러핸’이 넘어간다고 생각한 순간 단장은 첫 거래 구단인 시애틀에게 앞에서 양도한 지명권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6순위를 양보하고 7순위에서 클리블랜드에서 대를 이어 뛰고 싶어했던 레이 제닝스를 뽑게 됨
이 영화는 프로구단에서 팀 전력강화를 책임지는 자리인 단장의 역할을 “드래프트”라는 제도를 통해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장이 결정해야할 순간에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 그걸 어떻게 가리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단장들 간의 ‘수읽기 싸움’도 잘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구단주, 단장, 감독, 현역선수, 입단예정선수가 가진 서로 다른 욕심이 부딪혀 갈등을 유발하는 스토리 라인입니다.
✔️ 구단주는 좋은 성적 + 인기선수의 영입으로 성공적인 흥행이 우선이며 선수영입에서도 최종 결정권자입니다. ✔️ 단장은 팀 전력구성을 책임지는 직책으로 당해 시즌은 물론이고 장기적인 면까지 고려해 선수단을 구성합니다. 선수단구성 대상에는 감독도 포함됩니다. ✔️ 감독은 당해연도 우승을 바라며 당장 전력감이 되는 선수를 뽑아 주길 원합니다. 단기성과를 내야하는 감독과 멀리 봐야하는 단장의 갈등이 여기서 생깁니다.
✔️ 기존선수는 유망주가 들어와 팀전력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지만 자신의 포지션과 겹치지 않는 신인이 입단하기를 원합니다.
✔️ 드래프트 대상선수는 계약금과 연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1순위 지명을 바랍니다. 그들은 부자구단, 명 문구단에서 자신을 지명해주기를 바라지만 속으로는 가고 싶은 구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속 단장
✔️주인공인 단장은 취약포지션 보강을 통한 전력강화가 우선이지만 스포츠맨십을 가진 선수를 원하는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여서 모두를 만족시킬 묘수를 짜내는 전술가의 면모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