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드디어 선임했습니다. 💬 | 경기장 밖 사람들 시리즈 _ 경기장의 권력자 감독(2)
안녕하세요, 휘슬 에디터 '정희윤'입니다.
몇 주에 걸쳐 ‘경기장밖의 사람들’을 소개하다가 대한축구협회(KFA)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경기장 안의 사람’인 ‘감독’을 지난주에 다루었습니다.
지난주에 소개한 내용은 감독이 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와 명감독의 승부철학(winning philosophy)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가 이번주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K-리그 울산현대의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 또 난리가 났습니다.
축구관계자, 미디어, 팬들은 (1) 협회가 진행해왔던 선임절차와 (2) 그동안 능력 있는 ‘외국 감독’ 뽑겠다고 공언 해놓고서 왜 ‘국내 감독’인가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휘슬이 이왕 감독이라는 직책을 다루었으니 한번 더 ‘경기장 안의 권력자’에 대해 에디터의 시각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이야기 순서
- 클린스만 해임부터 홈명보 임명까지 자초지종
- 홍명보 감독의 임명
- 홍명보 감독 임명 후 반응
- 홍명보감독 임명에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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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자초지종
✔️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 사유는 ‘무능’
- 2024년 2월16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회장은 “감독으로서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임사유를 기자회견장에서 밝혔음
- 이에 앞서 협회의 전력강화위원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준비 부족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려는 의지 부족 △선수단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지도자로서 팀 규율을 세우지 못한 점 △한국 체류 기간이 적었던 근무 태도 등을 들어 해임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짐
- 2024년 2월7일 손흥민이 포함된 역대 최강 팀으로 한국보다 FIFA랭킹이 64계단이나 낮은 요르단(87위)에게 0-2로 무기력하게 져서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고, 게다가 4강전을 앞두고 선수들 간에 있었던 몸싸움 사건도 방치한 것이 알려지면서 해임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들끓기 시작했음
- 참고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시절 월드컵에서 통산 17경기 11골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올린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지만 감독으로서 역량은 의문이라는 평가를 이미 받고 있던 지도자였음
✔️ ‘강한 성격과 본인의 희망’을 선임사유로 들었던 이전 전력강화위원회의 오판
- 2023년 2월28일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을 ‘강한 성격이 매력적이었고 본인이 강력히 희망’했기 때문에 선택했고, 한국감독은 위원회가 설정한 선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선임경위를 설명하였음
선임절차가 어땠던거야? (감독의 조건인)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인을 충족시킬 5명의 후보를 총 61명의 후보군에서 선별하고,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어떤 축구를 할지 등을 묻고 적임자로 판단함
클린스만 감독을 선택한 이유
- “강한 성격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을 상당히 원했다. 한국축구 발전에도 관심 자체가 컸고, 한국 대표팀과 함께 성공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 “축구는 전술이 전부가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야 하고, 팀워크를 이뤄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모든 것을 조합해서 대표팀 퍼포먼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함
✔️ 클리스만 감독 선임 당시, 선발 기준에 대한 답변
- 첫 61명에는 포함되었지만 한국인 감독은 앞서 말한 5가지 기준에 충족되지 않아 최종 5명 후보군에는 한국인이 포함되지 않았음
- 스타 선수를 이끌 능력, 팀을 하나로 묶을 능력을 감안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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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홍명보 감독의 임명
- 2024년 7월8일 대한축구협회 이임생이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준비를 위한 대표팀 새 감독에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며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라고 밝힘
✔️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8가지 이유
- 빌드 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국외 지도자의 철학을 적용할 시간적 여유 부족, 국외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을 언급
- 홍명보 감독이 강조해 온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 한국 축구에 필요한 정신력, 조화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고 부연설명
✔️ 외국감독을 물색하다가 국내감독으로 선회한 이유에 대한 설명
- “국외 감독 후보자들의 유럽 빅리그 지도 경험과 확고한 철학은 존중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홍 감독보다 더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 또 당장 9월부터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되는 시점에 국외 지도자들이 우리 선수들을 파악하고, 자신의 철학을 대표팀에 입히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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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홍명보 감독 임명 후 반응들
(1) 이영표 해설위원 : 행정적인 임명 절차의 문제와 개인적 아쉬움
- 후보 감독들과 면접결과를 전력강화위원들과 소통을 하고 난 이후에 발표를 했어야 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된 것은 행정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음
- 지금까지 협회가 여러 가지 행정적인 실수를 했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될 수도 있음
-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좋은 외국인 감독 1명이 팀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우리가 직접 제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기대가 컸던 건 사실
-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손흥민을 포함해 황금세대가 등장했는데 나타났는데 이 황금세대를 맡을 외국인 감독이 한 분 오시면 2026년 월드컵에서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음. 초반에 그런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저는 사실 엄청난 기대를 했었거든요.
(2) 박주호(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 임명 절차의 문제를 지적
- 홍명보 감독이 물망에 오르기는 했지만 본인이 거듭 거절 의사를 밝히는 모습에 홍 감독 선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음
- 외국인 후보를 높은 잣대로 쳐내고 국내 감독을 편애하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선임 과정의 아쉬움과 허무함을 전함
*박주호 위원은 5개월동안 약 20회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했음
(3) 최동호(스포츠 평론가)
- 전력강화위원회가 얼마나 후보들을 검증하고 분석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음
- 또 내부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고, 전력강화위원회가 외국인 감독만 100명 들여다봤다고 하는 것도 의심
(4) 박문성(해설위원)
- 협회가 그동안 많은 감독을 만났다면서 5개월간 감독을 공석으로 비워 놓았다는 사실은 정보력과 협상력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
- 클린스만 감독을 지명할 때도 전문가들은 역량부족임을 누누이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명했고 해임 후 위약금까지 무는 것을 보면 축구협회의 행정역량이 의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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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지난주에 우리는 ‘주어진 선수로 팀이 원하는 성과를 내는 일’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축구인들은 감독선임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합니다.
- 이번 감독에게 주어질 선수가 역대 최고급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를 통솔할 역량이 있는 감독이 임명되길 기대했을 것으로 봅니다.
- 유럽 Top-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면면을 보면 2026월드컵에서 2002년에 버금가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근거 있는 기대감입니다. 물론 홍명보감독의 역량을 폄훼하는 전문가는 없습니다만 큰 무대에서 실력이 검증된 역량 있는 감독이 맡게 되기를 기대한 거죠.
✔️ 대표팀에 주어질 선수의 수준
- 전세계에는 수백개의 축구리그 중 상위 9개 리그에서 손흥민을 비롯한 13명의 선수가 뛰고 있습니다. 명감독이 지휘하는 명문팀에서 세계적인 선수와 겨루고 있죠.
- 이들이 대표팀 엔트리의 절반을 차지할 예정이니 역대최고 선수가 대표팀에 주어지는 셈입니다.
- 전문가들이 이들의 베스트기량을 이끌어낼 좋은 감독이 임명되기를 바라는 건 지극히 당연합니다. 혹시라도 능력 없는 감독이 맡아 이들의 가진 베스트 역량을 끌어내지 못할까 우려하는 거죠.
✔️ 수준급 선수를 통솔할 감독의 역량에 대한 우려
- 수준급 선수를 다루기 위해서는 감독의 역량이 뛰어나야 됩니다. 감독이 선수를 통솔하는 무기는 ‘권력과 권위’ 2가지입니다.
- 권력은 감독이라는 자리(position)에 주어지는 무기인데 선수선발과 기용에 관한 전권을 의미합니다.
- 권위는 자리에 주어지는 힘이 아니라 개인의 평판이나 실력, 인품 등으로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위력입니다.
- 월드컵 같은 토너먼트에서 수준급 선수로 구성된 팀을 상대로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승부철학으로 무장한 실력 있는 감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감독의 실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위스 국제스포츠연구센터의 CIES 축구 연구소에서 개발한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 CIES는 아래의 8개 요인으로 감독의 역량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 팀 성과: 결과, 획득한 포인트, 득점 및 실점 등을 포함합니다.
- 팀 역량: 클럽의 재력과 선수 수준을 포함한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
- 리그 수준: 감독이 속한 리그의 수준.
- 이동 경력: 감독이 재임 중 어떤 클럽과 리그에서 뛰었는지
- 성과의 지속성: 감독이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성과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 기대 이상의 성과: 주어진 자원을 기반으로 한 기대치에 비해 팀이 어떻게 수행하는지 평가
- 플레이 스타일: 팀 전술의 매력도와 효과성 평가
- 선수 개발: 선수기량을 향상시키고 유소년을 육성하는 능력
출처: CIES 축구 연구소 (www.football-observatory.com)
- 맺는 말 : 전문가들이 홍명보 감독 지명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한국축구가 수준급 선수는 만들고 있지만 역량 있는 감독을 육성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습니다. 그들이 임명절차를 문제삼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홍명보감독의 역량이 미덥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축구계가 힘을 합쳐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이네요. 한국 축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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