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좋아하는 팀 혹은 국가대표팀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팀이 이기면 자신이 이긴 것처럼 기뻐하고 지면 자신이 진 것처럼 비통해 하는 충성심을 가졌음
스포츠를 소재로 한 TV프로그램이 제작되는 이유는 다른 어떤 집단보다 충성심이 높은 이들을 핵심 시청자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임
✅경기는 기승전결의 복선을 깔 필요가 없는 드라마
한편의 TV프로그램을 제작하려면 잘 짜인 시나리오와 극적요소를 부각시킬 연출이 필요하지만 스포츠경기는 규칙만 있으면 만들어지는 콘텐츠
전력차이가 많이 나는 팀 간의 대결은 일방적으로 승패가 결정되기도 하지만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스포츠경기는 경기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요소가 존재함
✅스포츠는 만국 공통어
스포츠경기가 종목의 규칙만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청자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
규칙에 따라 양팀 선수가 득점을 얻거나 실점하는 과정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로 손색이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연출 외에는 인위적인 간섭없이 제작이 용이한 방송용 콘텐츠라는 점
② 경쟁의 재미를 ‘재미있는 경쟁’ 포맷으로 변경 ✅ “재미있는 경쟁” 포맷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 중 스포츠 본연의 매력인 경쟁은 유지하면서 재미요소를 적절히 가미한 것들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음
재미요소로는 팬들이 기억하는 레전드들의 신변잡기와 에피소드, 운동에 초짜인 출연진의 갈팡질팡하는 모습 등이 가미되고 있음
시청자는 경기의 승패가 월드컵 예선탈락이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등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중대사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의 플레이를 연기자의 퍼포먼스(performance)로 읽는 관대함을 보여줌
③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인
✅ 스포츠 레전드 섭외는 기본
현대사회에서 스포츠 스타플레이어는 연예계 스타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인으로 대우받기 때문에 시청자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비록 은퇴선수라도 Fandom(팬덤)을 보유한 종목별 레전드를 핵심 출연진으로 섭외
✅ 레전드들을 움직이게 할 카리스마도 필요
한시대를 군림했던 레전드들은 방송사 PD의 지시를 따르는 연예인 체질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김성근, 이종범, 김연경 같은 인물이 필요함
프로야구 7개 구단 감독을 역임하며 통산 1388승(2위)을 올린 김성근
한국과 일본야구에서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활약했던 이종범
배구인이 인정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
✅ 성공한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것들
여성 아나운서, 배우, 가수, 모델 등으로 구성된 팀의 경쟁에 초짜들의 도전과 성장서사를 입힌 구조인 <골때녀>의 성공요인을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는 이렇게 한마디로 짚었음
“진지하게 하니까 재밌는 거예요”
1000만 관중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업고 제작되는 2개의 야구 예능 프로그램은 서로 경쟁하며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임
레전드 팀으로 구성된 '불꽃야구'는 경쟁 구도보다는 레전드들의 입담, 김성근 감독의 지도방식 등 야구 뒷얘기가 재미있어 시청하는 팬들도 상당한 데 1000만관중이라는 인기종목의 종목의 배경도 작용
임시 3루 코치에게 ‘번트-도루-히트 & 런’ 3가지 사인을 설명하다 자꾸 틀리자 "네가 잘하면 이기고 못하면 지는 거야. 가서 연습해봐”하는 장면은 야구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에피소드.
✅ 실패 사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만들어지는 이유
스포츠 예능이 계속 만들어지는 이유는 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도 있지만 특정종목에 대한 탄탄한 팬 층이 기본적인 시청률을 보장해준다는 측면도 작용
원조 격인 ‘뭉쳐야 찬다’ 시리즈는 2020년 한때 최고 시청률이 10.8%까지 오르기도 했고, 시즌4 평균 시청률도 3%대로 준수한 편이고 철인3종경기라는 극한스포츠를 소재로 했던 ‘무쇠소녀단’ 시즌1 역시 최고 시청률 3.5%를 기록하며 막을 내리고 살벌한 난타전을 보여주는 복싱으로 시즌2를 열었음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엔 스포츠 예능이 조금은 마이너한 소재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점점 종목도 다양해지고 있고, 출연진 역시 스포츠인도 있지만 스포츠를 전혀 안 해본 초보들까지 폭 넓어지는 것 같다.”고 전망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