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선수를 많이 보유한 팀일수록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강합니다. 하지만 대등한 전력의 강 팀끼리 만났을 때는 선수 기량 외의 다른 요인이 승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감독의 전략 전술입니다.
자기팀의 강점을 활용해 상대팀의 약점을 공략하는 감독의 전술은 중요한 경기일수록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하죠.
강팀끼리 만나는 대표적인 경기로는 상위팀이 진출하는 포스트시즌이나 챔피언 결정전 등입니다. 선수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런 경기일수록 감독의 리더십과 전술적 역량이 요구되겠죠. 감독이 수행해야할 가장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팀의 감독들은 자신만의 승부철학이나 ‘이기는 공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마침 승률 1,2위 팀이 결정된 프로야구가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는 시점이라 그들의 대결도 곧 펼쳐질 예정입니다.
오늘 휘슬 레터는 축구계의 명장이자 독설가로 유명한 조제 무리뉴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했던 “자기스타일을 고집하는 감독은 큰 게임에서 진다”는 독설을 빌어 전국민의 관심사가 된 한국시리즈 관전포인트를 소개하겠습니다.
🎙️ 오늘의 이야기
이상주의 감독은 실용주의 감독을 이길 수 없다
차이는 승부철학이 아니라 전략적 유연성에 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관전포인트
✍️ 참고기사 Mourinho, Amorim and the wisdom of coaches willing to ‘die’ for an idea. 뉴욕 타임스 애슬레틱.2025.9.18
① 이상주의 감독은 실용주의 감독을 이길 수 없다 ✅ “설사 잘리더라도 내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사람은 멍청한 감독”
축구계의 명장이자 독설가로도 유명한 주제 무리뉴(José Mourinho, 62) 감독이 현재 팀 벤피카(포르투갈)로 가기 전인 지난 여름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은 이렇습니다. 멍청한 감독이 누구인지를 지칭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축구계는 통하지도 않는 전술을 고집하다가 잘리는 감독들이 흔하다. 그들은 ‘나는 내 축구를 보여주려고 했지만 잘리고 말았다’고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그저 멍청할 뿐이다”
과거 그가 맨유 감독으로 2016/17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아약스를 이겼을 때 잘난 척하며 했던 아래의 독설도 같은 의미입니다.
“축구계에 이상주의자가 많지만 그들은 큰 게임에서 자주 이기지는 못한다”
무리뉴 감독은 축구감독의 유형을 사력을 다해 챔피언이 되려고 하는 “실용주의자”와 지더라도 자신의 축구를 고집하는 “이상주의자”로 구분하고 있음
✅ 극단적인 양분법이지만 일리는 있다
감독이 견지하는 자신만의 승부철학 혹은 이기는 공식을 놓고 이상주의자 혹은 실용주의자로 양분하는 것은 무리한 구분이 분명함
하지만 큰 게임에서 지더라도 혹은 많이 져서 잘리더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방식을 끝까지 고집하는 이상주의자 성향의 감독은 있음
경기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더라도 3-4-3 포메이션을 고집하는 루벤 아모림(맨유)감독이나 토트넘 시절부터 수비라인을 올려 공격적인 플레이를 고집하던 포스테코글루 감독, 볼 점유율 높이는데 집착하는 러셀 마틴 감독 같은 경우는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유형임
또한 위의 세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바꾸지 않겠다”거나 “설사 잘리더라도 내가 추구하는 방식을 보여주겠다”는 등의 확고한 소신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지만 실적은 미미함
경기흐름이나 팀전력상 불리한 상황은 외면하고 자신의 축구만을 고집하는 이상주의자 감독은 큰 게임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무리뉴의 주장이 일리는 있어 보임
✅ 그렇다면 실용주의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유럽축구계는 모든 클럽이 자신만의 승부철학을 가진 감독을 뽑고 있지만 ‘빅 5’ 리그에 속한 96명의 감독 중 2년이상 감독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22명뿐인 살벌한 적자생존의 현장임
치열한 적자생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은 인물이 펩 과르디올라(54) 감독임
자신이 개발한 이기는 공식으로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대성공을 거둔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6년 맨체스터 시티(영국)에 왔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수준 높은 EPL에서는 그 공식이 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음
그의 전매특허 개념인 포지션플레이는 성인축구 클럽부터 유소년클럽까지 퍼질 정도로 축구계의 교과서적인 이론으로 자리잡았을 정도로 유명함
그는 자신의 이기는 공식을 지키면서도 상대팀이나 경기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술가로 꼽힘
참고로 그의 “포지션플레이”에서 말하는 포지션은축구장내의 특정공간을 의미하며 그 공간에 들어선 선수가 해야 할 플레이를 의미함